문화책 추천아무튼, 떡볶이 : 에세이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아무튼, 떡볶이 : 에세이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요조, 위고(아무튼 시리즈 25)

<아무튼, 떡볶이>

한참 어렸을 때 부모님께 용돈 1,000원을 받으면 바로 달려가는 곳이 학교 앞 떡볶이집이었습니다. 당시 700원하던 ‘김떡순(김말이, 떡볶이, 순대)’을 길쭉한 종이컵에 받으면 매콤달큰한 냄새에 홀려 허겁지겁 먹곤 했습니다.

조금 더 자라서는 친구들과 시내의 즉석 떡볶이집을 찾아다녔습니다. 라면, 쫄면, 어묵, 만두가 가득 담겨서 팔팔 끓는 것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마지막엔 어김없이 볶음밥까지!

지금은 배달 떡볶이가 완전히 자리 잡아서 동네 골목마다, 학교 앞에 자리 잡던 떡볶이집들이 사라져서 많이 아쉽습니다. 떡볶이는 딱 컵에 받아서 먹어야 하는데.

이 책은 저처럼 떡볶이를 엄청 좋아하는 홍대여신, 뮤지션 요조의 떡볶이 예찬글입니다. 얼마나 떡볶이를 좋아하면 책을 냈을까. 읽으면서 이쑤시개로 콕 집어 먹는 떡볶이가 눈 앞을 아른거려서 참느라 꽤나 고생했습니다.

<책 속 문장>

p.
그러나 나는 옛날 ‘미미네 떡볶이’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것을 이제 영원히 먹을 수 없다. ‘분위기’ 말이다. 홀로 카페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거나, 홀로 책방에서 시집을 고를 때, 혹은 홀로 술집에서 생맥주 혹은 싱글몰트 따위를 홀짝일 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분위기’ 하나를 같이 먹는다. 그 ‘분위기’를 먹으면서 간단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이런저런 생각이라는 것을 하거나 혹은 그 어떤 생각도 필사적으로 하지 않으며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그러고 나면 우리는 어찌 됐든 결국 더욱 자신다움으로 단단해진 채 거리로 나오게 된다. 그런 경험이 과연 떡볶이집에서도 가능할까.

p.
나는 인사하고 이쑤시개로 하나를 집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이혜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똑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거… 뭐야?’
색깔에서 연상되는 강렬한 매운 기운은 전혀 없었다. 양념은 정 많은 사람처럼 진득하고 달큰했다. 다만 아주 깊은 심연에서 “얼마든지 너네를 보내버릴 수 있지만 참겠어”라고 말하는 듯한 매운 기운이 있었다. 결코 먹는 이를 공격하지 않았으나 먹는 사람은 절로 알아서 제압이 되어버리고 마는 매운 맛이었다.

P.
그 떡볶이집의 가장 큰 개성은 일하는 직원을 부르는 호칭에 있었다. “저기요”랄지, “여기요”랄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그곳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박군아”라고 부르는 것이 그곳의 규칙이었다. 대놓고 아랫사람 부리듯이 “박군아”라고 부르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거기서는 무얼 먹을지 다 정해놓고도 차마 “박군아” 하고 부르지 못해서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p.
여성의 쓸모를 ‘나이’와 ‘결혼’에서 찾게끔 설계되어 있는 직장이라는 사회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김상희에 대해 직장생활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내가 알지 못하듯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관계 안에는 구심이 있었다. 그 하나의 구심 때문에 점점 멀어지는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를 점점 몰라가면서도 태연하게 상대방을 가장 오래된 친구라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라고 말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 구심은 떡볶이집이다.


<당신을 위한 플러스 알파>

+<아무튼, 떡볶이> 요조
+아무튼, 떡볶이 :: 떡볶이의 맛과 추억에 녹아든 진심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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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아무튼, 스릴러’ : 스포주의

요조님과 함께 [아무튼, 떡볶이] 먹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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