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추천요리코를 위해 :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의 추리 소설

요리코를 위해 :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의 추리 소설

노리즈키 린타로(이기웅 번역), 모모

노리즈키 린타로 작가의 소설 <요리코를 위해>, 다른 것보다 놀란 것은 이 작품이 무려 1993년도 작품이라는 것! 거의 30년 전이니, 그 시대상을 감안해서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뭐가 좀 그러네? 하면 전부 이 작품이 오래된 것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가볍게 넘어가시면 됩니다.

아주 단란한 가정. 비록 어머니는 사고로 인해 하반신을 쓸 수 없지만, 딸인 요리코와 아버지는 어머니를 간호하며 그럭저럭 오순도순하고 평화롭게 살아갑니다.

“모든 것은 요리코를 위해, 그리고 요리코 때문이었다.”

그렇게 평소와 다름 없이 평화롭던 어느 날. 아버지는 딸 요리코가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전화를 받게 됩니다. 경찰로부터 아마도 인근 연쇄 성범죄 사건의 범인이 저지른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된 요리코의 아버지는 충격에 빠집니다.

하지만 조사와 통화가 계속되면서 경찰의 낌새에서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는 우연히 요리코가 임신 4~5개월 중이었다는 것,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경찰이 요리코의 임신 사실을 알면서도 여태 말 하지 않고 숨겼다는 것 또한 알게 됩니다.

“내 딸을 살해한 남자를 죽였다. 그리고 나도 자살한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의 죽음에 분노한 아버지.

경찰 조사도 믿을 수가 없다! 결국 아버지는 제 손으로 복수하기 위해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추적 끝에 범인을 알게 되고, 범인에게 복수할 작전을 구상합니다. 작전명 ‘페일 세이프’, 아버지는 손수 복수를 실행합니다. 그 후 곧 바로 아버지는 요리코의 뒤를 따르겠다며 자살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찍 발견되어 겨우 살아남게 됩니다.

그리고 경찰은 아버지가 요리코의 죽음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범인에게 복수하기까지의 일기가 담긴 노트 한 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수기를 보고 뭔가 석연찮음을 느끼게 되어, 사건 재조사를 맡은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 혹시 아버지가 분노에 눈이 멀어 실수로 다른 사람을 죽인 거 아닐까? 뭐가 숨겨진 것이 있지 않을까? 탐정 린타로는 여러 각도에서 사건을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14년에 걸친 이 가족의 비극들.

아! 작중 탐정으로 나오는 ‘노리즈키 린타로’와 작가는 동명입니다. 처음엔 번역이나 책이 잘못된 건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거라고 합니다. 범죄, 추리, 스릴러 소설에서 종종 작가가 본인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를 탐정이나 작중 인물로 넣기도 한다고.




최근 본 작품 중 하나인 <죄의 여백> 또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어린 딸이 먼저 죽고 아버지의 시점이 그려진 소설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이런 종류의 작품들은 소재며, 진행 방식이 마음이 아파서 잘 보고 싶어지지가 않습니다. 잘 본다고 봐도 남는 기분이 썩 좋지가 않은 듯 해서.



<책 속 문장>

p.
복수의 화살은 과녁을 정했다! 요리코를 죽인 범인의 꼬리를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나는 결코 신앙심이 깊은 인간은 아니지만, 지금은 요리코의 영혼이 나를 인도하고 있다는 확신을 품지 않을 수 없다.

p.
내 계획은 완벽했다. 실패할 가능성은 없었다.
나는 그 계획을 ‘페일 세이프’ 작전이라 부르기로 했다. 만에 하나 실수가 있더라도 다시 안전해진다는 의미다.

P.
“그럼 묻겠습니다. 요리코 씨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공표하지 않은 진짜 이유가 뭐죠?”
“고인의 명예를 위해서야. 난 니시무라에게도 그렇게 설명했어.”
“그런 설명으로 납득할 것 같습니까?”
“그럼 또 무슨 이유가 있단 말이야!”

p.
“인간이란 종종 가까이 이웃한 누군가에게 모든 죄업을 뒤집어씌우곤 합니다. 때론 거기서부터 비극이 태어나죠. 니시무라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진정으로 증오해야 할 적을 잃어버리고 손이 닿는 곳에서 증오의 표적을 정해버린 겁니다. 증오란 결코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p.
“요리코는 무슨 마음으로 너를 만났을까? 아니, 정말로 널 좋아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소년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상반신을 오뚝이처럼 좌우로 흔들었다. 표정이 갑자기 어른스러워졌다.
“그런 건 몰라요. 하지만 니시무라를 몇 번이나 만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니시무라는 나한테 설교를 늘어놓으면서 사실은 자신을 타이르는 게 아닐까.”

p.
세 사람 모두 행복으로 충만한 표정이었다. 사진 속 세 사람은 미래에도 이와 같은 행복이 이어지리라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가혹한 운명은 이 직후 배 속의 8개월 된 아들을 빼앗았고, 니시무라 우미에의 몸에서 자유를 빼앗았으며, 그리고 14년의 세월이 지난 후엔 하나 남은 딸의 목숨마저 빼앗아갔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니시무라 유지의 행동이 이해될 것 같았다. 그는 사이메이 여학원과 히이라기 노부유키에게 복수했다기보다 가차 없는 운명에 과감하게 저항한 게 아닐까.

p.
폐허처럼 고립된 사랑. 그게 당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의 형태란 말인가? 그런 것에 사랑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당신을 위한 플러스 알파>

+요리코를 위해서였더라면
+[요리코를 위해]같은 소재와 구조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이 시도는 성공?
+[장르물 전성시대]하드보일드와 본격 미스터리의 절묘한 결합

북튜버 강력추천 추리소설 ‘요리코를 위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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