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볍게 마라탕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마라탕. ‘한자로 마(痲)는 저리다 혹은 마비되다 라(辣)는 맵다는 뜻으로 ‘얼얼하고 매운 탕’이라는 뜻. 초피, 팔각, 정향, 회향 등을 넣고 만든 고추기름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넣고 육수를 부은 다음 채소, 고기, 국수, 두부, 완자 등을 원하는 대로 넣어 끓이는 중국 탕요리이다. 특유의 혀가 저리게 매운 맛이 특징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막국수나 냉면을 먹어야지 다짐했지만. 회사에 도착하고 점심 때가 되니 비가 또 추적추적 내리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해 고른 메뉴, 마라탕
●분모자
떡도 아니고 면도 아닌 것을. 다음엔 이거 절대 고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꼭 하나씩 집어 넣게 되는 것. 한 입에 왕 넣으면 입 안이 꽉 차는 느낌이 생각보다 괜찮으면서도 불쾌합니다. 묘한 매력이 있지만 추천하지 않는 것. (내가 적고도 뭐라고 적은 지 모르겠다.)
●중국당면
이것도 애증의 것. 면은 대체로 안 씹고 넘기는 편인 터라, 중국당면을 먹으면 꼬박꼬박 체하는 편입니다. 분모자는 그래도 도저히 삼킬 수가 없으니 씹기라도 하지. 중국당면은 몇 번 입 안에서 씹으면 금방 삼켜버리고 마는. 그래서 분모자를 한 줄 작은 걸 넣는다면, 중국당면은 꼭 그나마 작게 잘린 것으로 세 줄. 그 이상 넣으면 너무 배부르고 진짜 체해서 고생하게 되서 피합니다.
(순전히 개인취향이므로 중국당면을 많이 넣으셔도 맛있습니다.)
●팽이버섯과 양송이버섯
내가 마라탕을 먹는 이유, 그 자체. 샤브샤브도 그냥 샤브샤브 안 되고 항상 버섯샤브샤브집을 찾는 편. 그래서 남들이 마라탕에 옥수수면을 넣네, 뭘 넣네, 하는 동안 저는 팽이버섯과 양송이버섯을 와르르 담기 바쁩니다.
그냥 먹어도 고소한 버섯이 얼얼한 마라탕 국물과 만나면, 정말 그야말로 천생연분. 환상의 짝꿍. 잃어버린 반쪽.
슬프게도 목이버섯이나 꽃송이버섯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한 덩이만 담아도 중량이 훌쩍! 넣으면 정말 맛있지만 인내하고 인내해서 다음으로 미루곤 합니다. (하지만 남이 사주는 마라탕에는 꼭 넣음)
●쑥갓과 숙주나물, 청경채 그 외 야채들
솔직히 야채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냥 어디 넣어도 야채는 야채니까요. 좀 색 맞춘다면서 담기는 하는데, 밖에서 지겹게 먹는 고기 종류보다는 그래도 야채가 낫지. 그런 마음으로 담습니다.
고수는 정말 고수들이나 먹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생략. 눈에 띄면 연근 좀 넣고, 쑥갓은 향을 좋게 하겠지, 숙주는 탕이라면 마땅히 넣어야 하는 것, 청경채는 중국요리라면 당연히! 그렇게 담다 보면 버섯에 이어 야채들로 담는 그릇이 수북해집니다.
●건두부, 푸주, 두부피
평생 두부란 그저 연두부나 순두부, 찌개두부 정도만 생각했던 나. 하지만 마라탕에서 건두부와 푸주를 만나고 눈에 번쩍 뜨였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두부가 있을 수가 있지? 너무 맛있잖아! 두부와 야채를 담고 구석구석 빈 자리에 겹겹이 붙어 있는 건두부 한 줌, 길고 특이한 모양새의 푸주를 한 줌 담아냅니다. 두부피는 여유가 있다면 담지만, 보통 건두부와 푸주만 해도 충분합니다.
●1단계
매운 것을 즐기는 것이 마라탕이라고는 하지만, 그 맵고 얼얼한 맛은 청양고추로 낸 맛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확실히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못할 수 있는 특이한 맛.
저 역시 차마 그 맛을 아직 즐기는 수준까지는 못하여 항상 1단계를 고집해 먹습니다. 적당한 맵고 얼얼함에 고소함까지 더해진 맛이라고 할까요. 저처럼 초심자라면 누구나 1단계!
●이 외에도 꼬치, 소세지, 옥수수면 등을 넣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부분 마라탕을 점심으로 접했고 무겁게 먹지 않기 위해 이 정도 선에서 끝내는 편입니다. 시간적 여유와 배가 많이 고프다면 양고기나 소고기도 살짝 추가해서 먹고요.
중국 음식을 먹으니 그래도 중국 작품 하나는 언급해야 한다며 리뷰를 조금 뒤져봤습니다. 당연히 중국 영화는 하나 봤겠지 했는데 한 편도 단풍국 리뷰에 적지를 않았네요. 혹시 소설은 있지 않을까 찾아보니 있습니다.
<소설 쯔진천 작가의 무증거 범죄 : 법의학자의 짜임새 있는 범죄 스릴러>
꽤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 중에 법의학자 주인공이 식당에서 중국 배경의 무협지에서나 주문할 듯한 ‘소면 하나’ 같은 대사를 자주 했던 것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왓챠에 ‘왕가위 감독 작품 리마스터링’ 많이 업로드 되었던 것도 떠올랐습니다. 잊지 말고 조만간 봐야지.
마지막으로 먹방계의 요정, 유튜버 입짧은햇님의 마라탕 먹방 영상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