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리 퀸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The Egyptian Cross Mystery)’ 1932년에 쓰여진 아주 오래된 추리소설입니다. 얼마 전에 리뷰를 올렸던 1898년작 허버트 조지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 만큼이나 오래된 작품입니다.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은 일반인은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엽기적이고 참혹한 살인 현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T자형으로, 목이 잘린 채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려 있는 시체. 생각만 해도 아주 끔찍합니다.
시체와 살인 사건 현장만으로 아찔한데, 나오는 인물들도 기괴하고 당황스럽습니다. 미치광이 예언자, 이집트 신을 믿는 광신도, 섬에 모여 사는 나체주의자까지.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는 와중에 희생자는 늘어갑니다.
<엘러리 퀸 : 작품 속 탐정이자 미스터리 작가>

엘러리 퀸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The Egyptian Cross Mystery)
[20세기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거장. 작가 활동 외에도 미스터리 연구가, 장서가, 잡지 발행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엘러리 퀸’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탐정 이름이기도 한데, 셜록 홈스와 명성을 나란히 하는 금세기 최고의 명탐정이다.
엘러리 퀸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만프레드 리(Manfred Bennington Lee, 1905~1971)와 프레더릭 다네이(Frederic Dannay, 1905~1982), 이 두 사촌 형제의 필명이다. 둘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으로 각각 광고 회사와 영화사에서 일하던 중, 당시 최고 인기였던 밴 다인(S. S. Van Dine)의 성공에 자극받아 미스터리 소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들의 계획을 현실로 만든 것은 <맥클루어스> 잡지사의 소설 공모였다. 탐정의 이름만 기억될 뿐, 작가의 이름은 쉽게 잊힌다고 생각해, ‘엘러리 퀸’이라는 공동 필명을 탐정의 이름으로 삼았다. 그들이 응모한 작품은 1등으로 당선됐으나, 공교롭게도 잡지사가 파산하고 상속인이 바뀌어 수상이 무산된다. 하지만 스토크스 출판사에 의해 작품은 빛을 보게 됐는데, 바로 엘러리 퀸의 역사적인 첫 작품 『로마 모자 미스터리』(1929)였다.
이후 엘러리 퀸은 논리와 기교를 중시하는 초기작부터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후기작까지, 미스터리 장르의 발전을 이끌며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생산해냈다. 대표작은 셀 수 없을 정도이나, 그가 바너비 로스 명의로 발표한 『Y의 비극』(1932)은 ‘세계 3대 미스터리’로 불릴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중편 「신의 등불」(1935)은 ‘세계 최고의 중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외 『그리스 관 미스터리』(1932),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1932), 『X의 비극』(1932), 『재앙의 거리』(1942), 『열흘간의 경이』(1948) 등은 미스터리 장르에서 언제나 거론되는 걸작들이다. ‘독자에의 도전’을 비롯해 그가 작품에서 보여준 형식과 아이디어는 거의 모든 후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일본의 본격,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반이 됐다.
작품 외에도 엘러리 퀸은 미스터리 장르의 전 영역에 걸쳐 두각을 나타냈다. 비평서, 범죄 논픽션, 영화 시나리오, 라디오 드라마 등에서도 활동했으며, 미국미스터리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 현재에도 발간 중인 (1941년 시작됨.)을 발간해 앤솔러지 등을 출간하며 수많은 후배 작가를 발굴하기도 했다. 미국미스터리작가협회는 이러한 엘러리 퀸의 공을 기려 1969년 ‘『로마 모자 미스터리』 발간 40주년 기념 부문’을 제정하기도 했으며 1983년부터는 미스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공동 작업에 ‘엘러리 퀸 상’을 수여하고 있다.(YES24 제공 : 엘러리 퀸 작가파일)]
<책 속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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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금년 중 가장 참혹한 크리스마스 스토리가 보도되었다. 그것은 크리스마스 새벽,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시골 마을 아로요의 초등학교 교장 앤드류 반(46세)의 목 잘린 시체가 이 마을 부근 삼거리 도표에 못 박혀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위쪽으로 향한 피해자의 손바닥은 비바람에 바랜 도표의 가로대 양 끝에 4인치짜리 못으로 박혀 있었다. 시체의 두 다리는 가지런히 모아져 있었고 도표의 기둥에 복사뼈 있는 곳을 두 개의 못으로 박아 놓았다. 또한 시체의 양쪽 겨드랑이 밑에도 두 개의 못을 쳐서 전체의 무게를 떠받치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목을 잃은 시체는 흡사 커다란 T자 모양이 되어 있었다.
도표의 모양이 T이고 길이 교차하는 모양도 T이고 그 삼거리에서 별로 멀지 않은 피해자의 집 문에서는 범인이 피해자의 피를 가지고 그린 T자가 발견되었다. 게다가 또 이 광적인 범인은 도표에다 인체로 T자를 묘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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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입니다. 그리스도교가 생기기 전에는 여러 세기 동안 그리스 십자가(상하 좌우 각 부분의 길이가 같은 십자가)가 사용되고 있었지요. 이 타우 십자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십자가보다 몇백 년 전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남근 숭배의 상징이 타우 십자가의 기원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요점은 이렇습니다.”
엘러리는 말을 끊고 숨을 들이쉬었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이윽고 그는 코안경을 바로 고치고 검시관을 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그 호칭은 타우 십자가 또는 T십자가뿐만이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는 그것은…….”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조용히 말을 맺었다.
“이집트 십자가라고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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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이란 이것이다. 살인은 살인이다. 그리고 이 지구상의 어디서 벌어지는 살인이건, 그 99.9퍼센트까지는 아주 간단하게 설명이 가는 것이다. 색다른 살인이라는 건 없어.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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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왜 크로사크가 당신들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합니까? 여하튼 그는 겨우 어린애였을 뿐인데…….”
“왜라니요.” 반은 비통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고용한 탐정 중 한 명이 그를 감시하던 중에 점점 그와 친하게 되었는데, 그가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우리 피를 보고야 말겠다고 맹세하는 말을 들었답니다.”
“그러면 그 철없는 소년이 한 말 때문에 당신들은 고국을 탈출하고 이름을 바꾸었단 말입니까?” 하고 아이샴이 말했다.
두 사람은 얼굴을 붉혔다. 항해자가 말했다.
“당신은 크로아티아 인의 원한을 모르십니다. 아주 옛날 이야깁니다만, 크로사크 집안의 한 사람이 트바 집안의 한 사람을 쫓아서 남부 아라비아의 오지까지 간 일도 있습니다…….”
<당신을 위한 플러스 알파>
+나무 위키 –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이병훈 PD가 추천하는 세계 3대 추리소설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아래 동영상은 위 책 내용과 무관하지만 흥미로워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