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문화책 추천죄의 수요일 : 홍유라 작가 로맨스 소설

죄의 수요일 : 홍유라 작가 로맨스 소설

홍유라, 하트퀸

홍유라 작가의 ‘죄의 수요일’ 자칫 불쾌할 수도 있는 소재를 담담하게, 잔잔하게 풀어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특이한 작품입니다. 문체 덕분인지 글 자체의 분위기도 나쁘거나 혹은 더럽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아무튼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소재인데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팀장님은 혼란스럽다’처럼 보통 가볍고 즐거운,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장르소설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자고로 장르소설이란 그런 거니까. 죄의 수요일은 분위기나 글 자체가 그렇게 가볍지는 않습니다.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성향도 어두침침한 것 같고. 하다못해 표지가 주는 느낌마저도 어두침침. 그래서 소재 보다는 문체나 분위기가 맞지 않으실 분이 더 많을 듯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줄거리를 가볍게 요약하자면, 고달프게 살아온 여자 주인공과 그녀의 어머니. 여자 주인공이 어머니가 재혼하는 자리에서 만나게 된 새아버지의 아들과 얽히게 되는 것. 두 사람이 주로 수요일에 만나게 되었기 때문에 제목을 ‘죄의 수요일’ 이라고 정하신 듯 합니다. 불호주의!

여자 주인공 : 박온아
작은 제약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재혼으로 남자 주인공인 명지운을 만나게 됩니다. 단정하고, 조용하다 못해 차분한 느낌을 주는 게 눈이 찌푸려지는 유형은 아닙니다.

남자 주인공 : 명지운
부유한 아버지와 밝디 밝은 여동생이 있지만, 어딘가 결핍되어 아슬아슬한 느낌을 줍니다. 주변에서 능력면으로 꽤나 신뢰와 인정을 받는 편. 여자 주인공을 만나면서 따뜻한 감정에 눈을 뜨게 됩니다.

<책 속 문장>

p.
나는 몸을 돌려 바로 근처의 편의점에 들어갔다. 편의점 계산대 한쪽 코너에는 의약품이 여럿 구비되어 있었다. 익숙한 상표의 액상 소화제를 골라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졸린 얼굴의 아르바이트생이 소화제를 포스에 찍었다.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적여 지갑을 찾고 있는데 그가 카드를 내밀며 입을 열었다.
“클라우드 나인 하나.”
아르바이트생이 담배 한 갑을 추가해서 포스에 찍었다. 담배와 소화제. 기묘한 조합이었다. 그는 담배를 주머니 속에 넣고 소화제 뚜껑을 열어 나에게 건넸다. 나는 김이 빠진 탄산 같은 약을 한 모금에 삼켰다.

p.
나의 일상에서 아빠가 사라진 후로 다시 보게 될 줄 몰랐던 엄마의 모습이었다. 나는 엄마와 아저씨의 뒷모습을 잠시간 바라보았다. 낯선 집, 낯선 아저씨, 낯선 여동생. 모든 게 낯설기만 한 이 공간에서 그나마 내게 익숙한 사람은 엄마뿐이라고 여겼는데, 지금은 엄마마저도 낯설어졌다.
나는 내 선택을 조금 후회했다.
이 집에 오지 말 걸 그랬다.
이 집에 오는 게 아니었다.

P.
당황해서 손을 빼려고 하자 그는 더욱 강하게 손가락을 얽어왔다. 옥죄인 손을 억지로 빼면 오히려 더 이상한 티가 날까 봐 초조했다. 아저씨와 엄마는 맞은편에 앉아 있으니 괜찮다고 쳐도,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명지수에게 우리 모습이 보이지는 않을까 싶어 숨이 턱 막혔다.
“지운아, 밥 한 그릇 더 줄까?”
엄마가 식탁에서 일어섰다.
나는 다급히 테이블보를 당겨 무릎을 덮고 그 아래 손을 숨겼다. 그의 손이 딸려 왔다. 내 표정이나 태도에서 의심을 살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에 고개를 숙이고 식탁만 내려다보았다. 가슴이 너무 뛰어 밥이 더는 먹히지 않았다.

p.
나는 나만의 이유로 그와 잤다.
그도 그만의 이유로 나와 잤을까.

p.
수요일이 이토록 잦을 수가 있을까.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일주일 중 겨우 한 번 돌아오는 날인데도, 수요일은 유독 두 번 세 번씩 반복되는 것만 같다.

‘죄의 수요일’을 읽는 동안의 BGM
조용한 새벽, 아무도 없는 공원, 쏟아지는 빗소리 A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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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집순이 푸숑🥕 영화, 음악, 그리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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