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문화책 추천강화길 작가의 짧은 소설 '다정한 유전'

강화길 작가의 짧은 소설 ‘다정한 유전’

강화길, arte(아르테)

2017년 젊은작가상,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강화길 작가의 짧은 소설 ‘다정한 유전’입니다. 다정한 유전이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제목이라 생각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마을 사람 몇 되지 않은 작은 시골 마을. 성실하게 살아가며 양육해준 부모에게 빚을 갚는 것이 인생의 미덕으로 배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그리고 부모는 지켜낸 터전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일종의 유전으로 여기는 사람들이고.

하지만 이야기는 이 마을에서 ‘누군가가 떠나는 것’입니다.

<민영과 진영의 이야기>

한 마을에서 태어나 함께 자라 이름마저 비슷한 동갑내기 민영과 진영. 두 사람은 마을을 떠나고 싶다는 발칙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기회는 무한하고 항상 열려있지 않다는 것. 작디 작은 마을에서는 대학 입시가 걸린 백일장에 단 한 명만 나갈 수 있습니다. 민영이 선생님에게 백일장에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진영이 먼저 와서 백일장을 나가겠다고 말한 상태. 학교의 아이들은 모두 한 편 씩 글을 쓰고 서로가 평가한 뒤에 뽑힌 사람이 백일장에 나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에 의해 쓰여진 이야기들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또 만들어갑니다.

“너무 내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어떤 마음”




<책 속 문장>

p.
해인 마을은 이제 지도에서 찾을 수 없다.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랬다. 살던 곳이 사라지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들에게 마을은 일종의 유전遺傳이었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집과 밭, 산과 나무, 그러니까 터전이라 부르던 곳. 아들이 아들에게 물려주고, 딸이 딸에게 전해 받은 것.

p.
그러나 다른 마을 출신인 ‘우리’도 민영과 같은 마음이었다. 우리는 이미 지쳐 있었다. 사는 것. 살아가는 것. 계속 살아야 하는 것.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월급을 받고,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유일한 것이었고, 그만큼 벅찼다. 그런데 민영은 더 원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다른 것을 갖고 싶어 했던 것이다. 우리는 민영이 싫었다.

P.
나는 혼란스러웠어. 너무 내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어떤 마음 때문에, 나는 너희의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라면, 나는 이걸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 방식으로 우리가, 몰랐던 마음들이 만난다면, 그것으로 나는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게 되겠지.

P.
이상하게도 낫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더 자주 끝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희망과 의지를 붙잡고 걸어가고는 있지만 사실 끝에는 무엇도 없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예감.

<당신을 위한 플러스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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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작가의 ‘다정한 유전’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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