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추천은모든 작가의 짧은 소설 '안락'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은모든 작가의 짧은 소설 ‘안락’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은모든, arte(아르테)

은모든 작가의 짧은 소설 ‘안락’입니다. 강화길 작가의 ‘다정한 유전’, 구병모 작가의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에 이어 출판사 arte(아르테)의 짧은 소설을 보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안락’은 10년 뒤인 2028년을 배경으로 ‘안락사’로 알려진 자발적인 수명 계획을 진행하려는 88세 할머니와 그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를 딸 지혜 시선에서 바라본 것에 대한 얘기입니다. 안락사 법안이 통과된 즈음 할머니는 가족들 반대에도 스스로 임종 날짜를 잡고 신변 정리를 시작한다. 평생 씩씩했던 할머니는 조용히 가족 한 사람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직접 담근 자두주로 온 가족과 건배도 나눈 뒤에 “다들 애 많이 썼다. 고맙다”는 말을 남긴 채 편안히 눈을 감습니다.

<책 속 문장>

p.
나는 한참 동안 잠든 이삭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깊이 잠든 그의 두 눈동자는 눈꺼풀 안쪽에서 천천히 왕복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그 모습을 뒤로하고 살그머니 침대에서 빠져나오려던 차에 이삭이 힘겹게 눈을 떴다. 그는 졸음이 가득 묻은 얼굴로 하품을 하며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p.
할머니는 우리가 평소 옷차림대로 편히, 가급적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기분으로 와주길 바랐다. 나는 아빠가 꺼내놓은 여행용 트렁크 안에 검은색 원피스와 카디건을 챙겨 넣은 뒤 평소처럼 살짝 물이 빠진 청바지 위에 살구색 스웨터를 입었다.

P.
“기도해줄게. 너랑 너희 가족을 위해서. 할머님을 위해서.”
“너 지금도 기도를 하는구나. 몰랐어.”
“가끔은 하지. 도저히 내 손이 닿지 않는 일이 있으면, 가끔은.”

P.
할머니의 임종 스케줄은 오후 네 시에 잡혀 있었으므로 이별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셈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편안하게 보내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할수록 긴장이 됐고, 그러자 시간이 몇 배는 빠르게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당신을 위한 플러스 알파>

+은모든 작가 “죽음은 두려운 존재 아닌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
+안락 – 은모든,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자유
+[손수현의 내 인생의 책]①안락 – 은모든 – 경향신문
+샐리 루니의 소설 ‘노멀 피플’ : 사랑, 우정, 성장

은모든 소설, 『안락』 (w. 배우 한예리)

- 광고 -
푸숑
푸숑
방구석 집순이 푸숑🥕 영화, 음악, 그리고 책

답글 남기기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 광고 -

인기 글

- 광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