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사상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총독이 탄생했습니다. 캐나다 총독은 공식 국가 원수인 영국 여왕을 대리하는 자리입니다. 과거 캐나다 가톨릭교회의 원주민 학살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옛 식민 역사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회유책이자 상징적 의미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BBC방송과 AFP통신, 워싱턴 포스트 등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누이트족 출신 여성인 메리 사이먼을 새로운 캐나다 총독에 임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5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 순간에 어울리는 더 좋은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캐나다는 154년 전인 1867년 7월1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나, 사이먼 이전 총독은 총 29명으로 원주민 출신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메리 사이먼 신임 캐나다 총독은 퀘백주 북부 이누이트족 거주지역인 누나빅에서 이누이트족 어머니와 비원주민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청소년기까지 캠핑, 사냥, 낚시 등 이누이트족 전통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 캐나다 국영방송 CBC에서 언론인으로 첫발을 뗐고, 이후 이누이트족 권리보호 기관 수장과 덴마크 주재 캐나다 대사를 지냈다고.
메리 사이먼 총독은 “이번 임명은 우리 역사에서 반성적인 시기에 이뤄졌다, 화해를 향한 긴 여정에서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사이먼 총독 임명은 원주민과의 화해, 여성의 권리 증진 등 트뤼더 총리의 정책 우선순위를 반영한 것이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총독은 실제 통치 권한을 갖기보다 상징성이 큰 자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법안에 대한 왕실 인가, 군 최고사령관 역할, 의회 개회사 선언, 총리의 의회 해산과 선거 요청 승인 등 주요 국가 업무를 맡습니다.
메리 사이먼, 첫 원주민 출신 총독 임명은 최근 캐나다의 내부적 상황에 따른 것으로 보여집니다. 캐나다에서는 약 100년 전 가톨릭 교회가 운영했었던 원주민 학교에서 수백여개에 달하는 원주민 어린이 무덤이 발견되면서 제노사이드(인종청소) 논란이 붉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건국기념일인 지난 1일에 대대적인 항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국가 원수인 영국 여왕의 동상을 훼손하기도 했다고.
이제는 전 총리가 된 트뤼도 총리는 건국 기념일 성명에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캐나다 데이가 아직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원주민 아동 유해 발견이 우리의 역사적 실패와 원주민이 처한 불의를 성찰하도록 우리에게 정의로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는 1800년대 후반부터 원주민인 인디언, 이누이트족, 혼혈인 메티스 등을 기숙학교 집단으로 수용했으며, 원주민 문화를 차단하고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는 교육 활동을 진행했었다고 합니다. 과거 2015년에는 진실화해위원회는 조사보고서를 발곃진 바에 의하면, 139개 기숙학교에 원주민 어린이 15만 명이 강제 수용됐고 6,00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자료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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