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추천찬호께이의 소설 '13.67' : 2013년부터 1967년까지

찬호께이의 소설 ‘13.67’ : 2013년부터 1967년까지

찬호께이(강초아 번역), 한스미디어

지난 <망내인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 이어 중국의 소설 작가 찬호께이의 두 번째 작품인 <13.67>입니다. 읽은 것은 <13.67>을 먼저 읽었는데.

<찬호께이의 소설 ‘13.67’>

<13.67>은 연속성이 있는 여섯 편의 짧은 소설을 옴니버스 식으로 연결한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홍콩 경찰총부의 전설적인 인물인 관전둬(關振鐸)와 그의 오랜 파트너 뤄샤오밍(駱小明)이 1967년부터 2013년까지 벌어진 여섯 건의 범죄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의 13, 2013년. 67은 1967년을 각각 의미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간 흐름이 아닌, 현재부터 과거까지 시간 역순으로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던 처음, 그리고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마지막. 저는 이렇게 찬호께이의 <13.67>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목차>

  • 흑과 백 사이의 진실
  • 죄수의 도의
  • 가장 긴 하루
  • 테미스의 천칭
  • 빌려온 공간
  • 빌려온 시간
제공 : 한스미디어 (찬호께이의 <13.67> 추천사)

<책 속 문장>

P.
일인 병실 안, 백발의 노인이 침대에 누워 있다. 산소마스크 아래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고 두 눈은 굳게 감겨 있었으며 피부는 창백했다. 검버섯이 드문드문 핀 팔뚝에 꽂힌 가는 관들이 여러 대의 의료기기에 연결되어 있었다. 침대 위쪽에 걸린 17인치 모니터에는 환자의 맥박, 혈압, 혈중산소함량 등의 정보가 표시됐다. 가느다란 선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이 선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누구나 노인이 이미 사망했으며 침대 위에는 보존이 아주 잘 된 시체가 누워 있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노인은 뤄 독찰의 ‘사부’였다.

P.
“사부, 전 정말 안 될 것 같아요.”
“걱정 마, 샤오밍. 이번 작전에서 중안조는 협조만 한 거니까 자네가 억울할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이건 제가 처음으로 맡은 임무잖습니까. 사부도 아시다시피 제 기록은 엉망이라, 어렵사리 분대 지휘관이 되었는데 개똥을 밟고 넘어지다니. 으으, 전 아무래도 책임자에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 일은 정말 별 거 아니야. 이런 작은 실수도 극복하지 못한대서야 정말로 지휘관을 맡을 수 없다고.”
“하지만…….”
몽콕 맥퍼슨스타디움의 스탠드에서 뤄샤오밍은 맥주를 들이부으며 사부 관전둬에게 하소연을 쏟아냈다.

P.
대부분의 홍콩 사람들에게 1997년 6월 6일은 평온하고 별일 없는 하루였다. 이틀 전 큰 비가 내렸고 기상대에서는 폭우경보를 발령했다. 배수설비가 부족한 거리는 부분적인 침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오늘은 이미 모든 것이 정상을 회복한 상태였다.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다. 아침부터 안개가 가득 낀 흐린 하늘로 시작해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가듯 호우가 쏟아졌지만, 기온은 여전히 내려갈 줄을 몰랐다. 비록 새벽에는 홍콩섬 웨스트포인트 근처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출근시간에 센트럴 드보예로 중앙에서 화학원료를 실은 화물차가 전복되어 심각한 교통체증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6월 6일은 그저 평범한 금요일이었다.
그러나 관전둬에게 오늘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P.
관전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어두컴컴한 복도로 들어갔다. 먼지가 하얗게 내려앉은 전구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부서지고 깨진 벽돌 바닥, 어떻게 생긴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얼룩이며 낙서로 가득한 흰 벽. 전구가 그것들을 깜빡깜빡 비추고 있었다. 복도의 이쪽 끝은 창문이 없이 막다른 벽뿐이다. 경찰의 발소리, 무전기에서 들리는 말소리가 벽에 부딪혀 웅웅대며 되돌아와 이명이 울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구불구불 구부러지고 꺾인 복도에는 생기 없는 문들이 주르르 늘어서 있고, 문 앞에는 전부 얼음처럼 차갑고 소름끼치는 창살문이 한 겹 더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 창살문은 마치 이 건물의 치안이 얼마나 나쁜지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당신을 위한 플러스 알파>

+[맨 처음 독자] 『13·67』 찬호께이 작가
+낯선 나라에서 찾아온 묵직한 소설 – 홍콩을 무대로 한 여섯 건의 사건과 하나의 숫자 조합 ‘13.67’
+[차이나랩 리포트]셜록홈즈가 중국에 왔다?
+왕딩궈의 소설 ‘적의 벚꽃’

[낭만서점] 186. 찬호께이, 『13.67』 – "무한대의 재능"을 가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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