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_ 도개비
예전에 도개비, 같은 작가의 <나무가 숨 쉬는 밤>을 잘 본 편이 아니어서 <미아>는 도전이 좀 많이 늦었다.
워낙 잘 쓴 글이라는 소문이 자자하고 추천도 많이 받았었던 터라 기대가 컸음. 기대가 너무 커서 별로일까봐 걱정도 했었음. 단권이라 깔끔. 글도 군더더기 없는 느낌이어서 좋았음.
절망이 널 내게 보내어 날 구원케 했다.
표지에 적혀 있는 저 문구가 언제 나오는지 기다렸는데. 나오는 타이밍도 좋았고. 문구가 남주와 여주의 상황과 서사에도 딱 맞아 떨어졌음.
*남자주인공: 칼판, 김용범(22세)-미아파 두목의 오른팔. 그림자 형사. 살아져서 살고, 살아야 되니까 산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른 채 파도에 휩쓸리듯 여기까지 떠밀려 왔다. 살인을 목격한 성가신 여자 때문에 또 한 번 인생이 요동친다.
“열까지 세고 나가서 전력 질주. 다시 보지 말자. 시집.”
“이춘희 씨, 왜 또 왔어.”
“잡혀 온 이유 알면은. 네가 어쩌게.”
칼판. 그림자 형사. 미아파 두목의 오른팔 칼잡이.
나는 이름 없이 자라, 닥치는 대로 살았다.
바다에 버려져 파도에 휩쓸리다 헤엄을 배우듯.
*여자주인공: 시집, 이춘희(22세)-미아 홍등가에서 태어나 평생을 산 여자. 살려고, 살아서 뭐라도 되려고 몸 파는 일만 아니라면 그게 뭐든 한다. 배운 것 없어 무식하나 눈치가 좋고 깡이 세다. 우연히 살인을 목격하고 또 한 번 인생이 요동친다.
시집. 깡패 새끼들이 날 부르는 말이었다.
맨발로 달려갈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갔다.
지옥으로의 도망임을 아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너 깡패 새끼야, 형사야?”
“깡패들이 널 뭐라고 부르는데?”
“왜 날 잡아 왔어.”

🙂